까막눈이
한 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도서관에 갇히게 되었다.
기간은 1년.
다행히 생존에는 지장이 없다.
한 공간에 갇혔다는 생각에 불안에 떠는 것도 며칠, 지루함이 슬며시 피어오른다.
손에 잡히는 책들을 읽기 시작한다.
도서관에는 1000만 권의 책이 보관되어있다.
1년 후 구조되었을 때 어떤 변화가 있을까?
만약 글을 읽을 줄 모르는, 혹은 이해할 줄 모르는 사람이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1년 후 어떤 변화가 있을까.
책으로 피라미드를 쌓았을까? 종이접기 예술가가 돼 있을까?
두 사람의 변화는 확연할 것이다. 글을 활용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의 폭은 급격하게 달라진다.
까막눈이에게 도서관은 그저 지루하고 또 지루한 곳이다(글을 읽을 줄 알아도 지루한가? 혹시 그대도 까막눈이…?).
자연스러운 움직임
우리는 자연(이라고 쓰고 DNA라고 읽는다)이 움직임을 주었고, 주변 환경 속에서 서서히 적응하며 성장했다. 장애가 있지 않은 한 움직임은 타고난 것이다.
운동한다는 것은 본능적인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우리 몸에 ‘최적화’시키는 것이다. 힘든 운동 과정을 소화해 내는 것은 그다음 과정이다. 많은 사람이 최적화 과정을 생략하고 운동량만 소화하려고 한다(최적화하는 과정도 절대 쉽지 않다).
잘못된 자세의 과도한 사용은 부상으로 이어진다. 움직일 수는 있지만, 최적화된 움직임은 아니다. 운동 까막눈이인 것이다. 운동장의 까막눈이는 도서관에서보다 위험하다.
내 소중한 몸을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뛰어놀던 아이들에게 척추옆굽음증, 무릎 통증,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손상은 정말이지 보기 드물었다.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다. 자연의 가르침을 생존(술래에게 잡히지 않는 것과 같은)을 하는 과정에서 최대 효율을 찾고, 자연스럽게 최적화를 진행했기 때문이리라.
자연의 가르침을 온전히 받아들여 보자.
기능적 움직임 Functional Movement
우리 몸에 최적화된 움직임을 ‘기능적 움직임’이라고 부르자. 해부학적으로 설계된 대로 움직이면 그것이 바른 움직임이다. 어렵지 않다. 자연의 가르침을 온전히 받아들여 발달시키면 된다.
기능적 움직임은
우리 몸의 언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글 쓰는 사람은 글의 의미를 이해
몸 쓰는 사람은 몸의 의미를 이해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능적인 움직임은 우리를 ‘더 안전하게 그리고 어쩌면 더 빠르게’ 해 줄 수 있다.
‘더 안전하게’란 바른 움직임을 통해 나타낼 수 있는 많은 움직임을 경험하고, 상황을 대비함으로써 위험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더 빠르게’는 부상으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시간, 돈과 에너지를 잘 관리하여 신체적 능력이 촘촘히 채워지는 것이다. 그렇게 다져진 기능적 움직임의 연결고리야말로 부상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기본적인 방법이며 빠른 성장의 발판이 되는 것이다(동작이 빨라지는 건 덤이다).
통증
적절한 통증과 스트레스는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경고의 반응인 통증과 스트레스를 무시하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갈 것이다.
운동 후 근육통은 근육의 성장에 자극을 주지만, 무리한 운동으로 근육을 혹사한다면 근 성장에 방해가 된다. 근 손실은 운동을 안 해서 생기는 것만이 아니다. 무리한 운동이 근육의 성장을 방해할 것이란 생각 해봤는가? 열심히 운동하는데 성장이 없다면 통증과 스트레스를 잘 관찰해보자.
알람 끄고 다시자면 지각인 것처럼
통증을 무시하면 부상이 된다.
위험관리
미식축구는 러닝, 태클, 캐치와 같은 다양한 신체사용과 작전 수행을 위해 복잡한 사고와 순간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장비가 안정성을 높여주지만, 여전히 부상의 위험은 나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이렇게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몸의 대화를 하면서 위험을 피해도 모자랄 판에 내 몸 하나 쓸 줄 몰라서 소중한 관절을 갉아 먹는 현상은 없어야 한다.
최적화된 움직임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해 봄으로써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기능적 움직임이 필요한 이유다.
기능적 움직임으로 내 몸의 언어를 이해하고, 발생하는 통증을 관찰함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해야 즐겁고 유익한 미식축구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기억하라. 그대 몸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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